딥테크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기술위에는 사람이 존재하고 그 분야를 발전시키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딥테크십, 즉 딥테크 분야에 특화된 리더십과 기업가 정신을 알아보며 딥테크 창업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성장해온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경험과 실패 그리고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딥테크십 , 전문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는가?
스타트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에 하나가 딥테크의 전문가들은 누구인가? 하는 그런 질문이었다. 딥테크가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전문가들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딥테크가 ‘기술자만의 영역’이라고 오해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AI 기반 신약 개발 스타트업 CTO 김도현 박사를 만나, ‘딥테크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도현 박사는 KAIST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서울에 위치한 바이오 딥테크 스타트업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 중이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딥테크 산업의 현실과 방향성, 그리고 전문가가 갖춰야 할 태도를 조명해본다.
“딥테크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 해결 방식입니다.”
Q: 딥테크 전문가로서 ‘딥테크’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사람들은 딥테크를 고급 기술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려는 시도’라고 말하고 싶어요. 중요한 건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아는 거예요.”
김 박사는 단순한 기술 연구가 아닌, 상업성과 실용성을 전제로 한 기술 개발을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개발한 AI 신약 후보 물질은 기존보다 개발 기간을 50% 이상 단축 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술만 파는 건 투자자를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그게 바로 딥테크 전문가의 핵심 역할이죠.”
“딥테크 전문가, 과학자이자 스토리텔러”
Q: 기술을 잘하는 것과 스타트업을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 같습니다.
“정확해요. 딥테크 분야에서는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을 가집니다. 실험을 설계하고 논문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이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를 스토리로 만들어 전달해야 해요.”
그는 실제로 투자자와의 미팅, 정부 과제 발표, 학회 발표 모두를 ‘스토리텔링 훈련’의 일환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특히 AI, 바이오, 소재 등 이해가 어려운 기술일수록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은 복잡한데 설명이 어렵다고요? 그러면 그건 아직 준비가 덜 된 겁니다. 딥테크 전문가라면 ‘복잡한 걸 간단하게, 간단한 건 날카롭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딥테크 커리어는 오래 걸리지만, 단단합니다”
Q: 딥테크 분야로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6개월 코딩 배워서 개발자가 되는 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 기반이 쌓이면 웬만한 시장 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김 박사는 딥테크 직무가 일반 기술직과 다르게 기초과학, 데이터 해석력, 시장 감각까지 복합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기간의 커리어 점프보다는 꾸준한 학습과 관점의 확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딥테크는 지식형 인력보다 사고형 인력이 유리해요. 논문을 몇 편 썼느냐보다, 문제를 어떤 프레임으로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하죠.”
“최고의 팀은 다양성에서 시작됩니다”
Q: 딥테크 스타트업의 팀 빌딩 전략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생물학자, 수학자, AI 엔지니어, 제품 디자이너가 한 팀으로 일합니다. 이해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그 조합이 기술을 현실로 바꾸는 힘이 돼요.”
김 박사는 딥테크 산업이 융합형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만큼, 다양한 배경의 팀 구성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창업한 회사에서도 데이터 시각화 디자이너가 임상 팀과 함께 일하고, 전기공학 출신 엔지니어가 바이오 센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과학만 잘하면 딥테크 전문가가 되는 게 아닙니다. 다른 관점과의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진짜 실력자가 됩니다.”
“한국 딥테크 생태계, 지금은 준비기”
Q: 국내 딥테크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기술력은 충분해요. 문제는 ‘기술이 시장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함께 고민하는 시스템이 약하다는 거죠.”
김 박사는 아직까지 한국의 딥테크 창업 환경은 기술 검증과 시장 연결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말한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파일럿 실증 공간 부족’, ‘전문 투자자 부족’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유망 기술이 사장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딥테크는 혼자 못 합니다. 정부, 연구기관, 투자자, 기업이 각자의 언어를 넘어 ‘공동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절실합니다.”
딥테크 시대, 전문가가 말하는 진짜 경쟁력
이번 ‘딥테크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함께해준 김도현박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 딥테크는 기술보다 문제 해결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 전문가일수록 설명하는 능력, 스토리텔링 능력이 중요하다
- 다양한 배경의 팀이 진짜 혁신을 만든다
- 국내 생태계는 성장 중이며, 연결을 위한 구조화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딥테크는 ‘기술의 깊이’와 ‘이해의 넓이’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 주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술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